서평2009. 6. 11. 17:45
뇌가 기뻐하는 공부법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모기 겐이치로 (이아소,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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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즐거움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국내에서 태어나고 자라났다면 보통 초중고, 대학교까지 16년을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살아간다. 공부를 하는게 직업인 삶을 16년 한다는 말이다. 내 인생을 돌아볼때 나는 그 16년동안 '공부' 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공부에 대해서 생각하고 흥미를 가지기 전부터 압박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공부 안하면 안된다', '무조건 공부해라' 강압적인 부모님의 말을 듣다보면 흥미를 가질려고 하던 것도 떨어져 나간다. 그러다가 사회에 나오고 학생 신분일때 안했던 공부로 인해서 연봉이 틀려지는걸 몸으로 느끼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알게 되고 그렇게 접근한 공부하는 삶에서 공부의 즐거움도 찾게 되는 것이리라
이유야 어떻든 '공부를 해야겠다', 혹은 '어떻게 공부를 잘할까?' 하는 마음가짐을 갖게되면 자신만의 방법으로 학습을 시도하게 된다. 물론 잘 안된다. 잘 안되니까 이제야 공부를 시작하게 된것 아닌가. 그래서 이런 책들을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 남는다
뇌가 기뻐하는 공부법
공부법에 대한 책은 참 많다. yes24 에서 '공부법' 으로 검색만 해도 127건이나 검색된다. 그 중에 저 두권을 내 손에 갖게된건 참 행운이다. 분명 사리에 맞지않는 요령만 나열되어 있는 책도 있을 텐데 말이다(사실 그런 책을 한권 구입했으나 한 chapter 쯤 보고 바로 던져 버렸다)
두 책의 공통점이라면 '뇌과학 측면에서 본 공부 비법' 정도로 볼 수 있다. 공부 잘하는 사람, 잘 되는 환경을 분석하여 뇌과학에서 볼때 어떻게 다른지 관찰한 것이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부비법을 뇌에서 찾는건 당연한지 모른다. 하지만 뇌(머리)는 그저 막연한 존재다. 속을 만질 수도 없을 뿐더러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공부법으로는 알 수가 없는 것이었다. 특히나 보통 잘못 생각하는게, 타고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머리가 타고 났다' 고 하는 말은 약간 포괄적 표현이라고 봐야 맞다. 생물학적 질병을 가지고 태어난게 아닌 이상 타고나는 머리는 없다. 주위의 환경이나 부모에 의해 결정될 뿐이다. 다만 그 환경과 부모는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부터 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타의에 의해 정해져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타고난(?) 환경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지식을 갈구하는 당신이야 말로 이런 류의 책들을 보는 자격이 되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자세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내 스타일상 이번도 그렇지만, 이 책은 뭐랄까? 너무 정석에 가깝다. 지은이의 경험과 그에 따른 뇌과학적 증거가 책의 주된 내용인데 그 지은이의 경험이라는 것이 어릴적부터 공부에 흥미가 있어서 공부 잘하는 법을 스스로 깨우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성과나 노력을 무시하는게 아니다. 놀라운 일이고 어릴때부터 공부법에 관한 생각과 그런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고 극복했다는데에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저정도 하면 천재일 수 밖에 없을 거야' 생각이 절로들 정도다
하지만 나에게 필요한건 그게 아니다. 이미 공부 잘하는 사람이 더 잘하기 위한 격려가 아니다. 나는 공부 이외에 다른 잡다한 오락거리를 어떻게 뿌리치고 공부만 할 수 있었는지, 친구들과 노는게 그렇게 좋은데 어떻게 안할 수 있었는지, 다운 받아보는 미드가 너무 재밌는데 어떻게 안보고 공부를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쉽게 말해서 공부의 재미가 오락의 재미를 어떻게 이길 수 있냐 의 문제인 것이다. 물론 의지와 동기부여의 문제 일 수도 있다. 아직까지 손이 바들바들 떨릴정도로 목숨걸고 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을 경험하지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고, 심도있게 방대한 양을 공부하여 그 앎의 즐거움을 못 찾아서도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많은 용기를 얻게 됐다. 비록 이런 나지만 이렇게 하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보인다. 공부를 잘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는다. 비록 그것이 목적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지금 도전하고 시도하는 것에 도움을 준다. 이런 내가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Posted by pearl짓거리전문
서평2009. 6. 5. 00:30

웹 진화론. 2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우메다 모치오 (재인,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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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작인 '웹 진화론' 의 큰 성공과 히라노와의 공동 집필(?)인 '웹 인간론' 을 출판한 우메다는 2008년, 이 책을 출간한다. '돈 벌이가 되니까 계속 내는 구만' 생각을 가질만큼 부적정 시각이었던 나는 이 책을 읽고는 마음이 180도 바뀌게 된다. 그 시시콜콜한 변화와 적응, 혁신과 개발에 관한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실 책을 읽기전에 대충 둘러보는 과정에서 실망을 하긴 했다. 책에 여백이 너무 많았다. 한 줄의 길이가 짧아서 가로폭이 좁은 블로그를 연상하는 여백 구성이었다. 페이지는 전체 218페이지고 이 여백을 보통의 책처럼 줄이면 150페이지도 안나올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책으로 낼 수 없는 분량을 늘려서 출간한 느낌이었다

어쨌든 이 책의 주제는 글을 마치며 에 나와 있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삶의 방식' 이 이 책의 주된 이야기거리이다. 웹 진화의 격변기에 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성찰.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에 대한 충고 등이 담겨 있다

리더십, 웹시대를 이겨가는 방법, 좋아하는 것과 롤모델, 정보를 찾는 법과 기록 등. 그는 진화해 가는 웹 환경, 시대 흐름에 맞게 적응하는 방법, 살아남는 방법을 충고한다. 어떻게 보면 책 제목과 맞지않는 자기 계발서, 현대 생활 지침서의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전편에 대한 평가로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 라고 악평했던 내가 좀 부끄럽기도 하다. 전편과는 3년의 시차가 있지만 두 책은 묶음으로 한 권의 책으로 나왔으면 상당히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웹 진화론을 읽었다면 이 책도 꼭 읽기 바란다 그래야 완성되는 구성이다

책 내용을 구체적으로 잘 이야기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거 한가지는 언급하고 싶다. 바로 새로운 가치 창출. 현실적인 돈벌이의 변화에 대한 부분이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에드센스를 통한 부가적인 수입, Ruby 창시자 마츠모토와 리누즈 토발즈의 사례 등이 소개되고 학습의 고속도로에서 높고 험한길로 갈지, 거친 산길로 갈지에 대한 목표의 접근에 대한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내가 공부하고 사회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먹고 살 걱정, 살 집 걱정 등 기본적인 부분은 이미 충족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인 것 같다는 말이다. 내가 현재 대학 졸업반이고 당장 내년에 사회에 나가게 되는데 아직 취직이 안되어 있으며 백수로 놀고 먹으면서 맘편하게 공부나 할 만큼 집의 여유도 없고 내가 바로 벌어서 집안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라면 어떻게 될까? 그는 분명히 높고 험한길(예전부터 있어온 성공의 상징적 직업들. 대기업 입사, 전문직, 공무원)선택한다
당연하다. 어린 나이에 자신만이 아닌 가족이라는 무게를 느끼게 되면 도전적인 사회진출은 꿈꾸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하고 싶지만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현실에서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오픈 소스 참가 프로그래머가 전 세계적으로 300만인데 그 중 절반이 유럽에 있고 1/3 이 미국에 있으며 인도와 중국의 비율이 낮다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한다

책을 다 읽고 한동안 다른 일을 못하고 멍하게 있었다. '나는 뭘 하면서 살았는가?' 라는 원초적인 철학 주제가 떠올랐다. 자칭 계발서 광인 내가 이런 내용을 한두번 읽은 것도 아닌데 이번은 좀 여운이 길게 갔다. 아무래도 내가 이제 껏 걸어왔던 길이 잘못됐다는 걸 정확하게 짚어준 줬기 때문이다. 그 것도 IT 분야라서 더욱 와닿았는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변화가 두렵지는 않다. 어쩌면 그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될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아무 걱정없이 미친듯이 하는 것. 그런 삶이 멋진 삶이 아닐까?


Posted by pearl짓거리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