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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6 [서평] 일본전산 이야기
서평2009. 6. 16. 13:17
일본전산 이야기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김성호 (쌤앤파커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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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자본주의와 미국식 조직구조.. 현대에 가장 성공한 케이스였던 미국의 회사모델은 근래에 들어서 미국식 경제 붕괴와 함께 많은 오류와 불합리를 토로하게 된다. 능력 위주의 지적인면을 최고의 인재상으로 평가했던 기존의 조직사회는 근대와 현대의 발전 모습에서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사회를 돌아볼 때 진정으로 지식수양만이 기업의 구성원으로 갖춰야할 덕목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과거의 봉건 사회나 왕건 사회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신분이 정해져 있었다. 사람이 어떻든 신분을 타고나고 그 신분으로 살아갔다. 그러다 산업의 발전기에 신분사회가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태동하면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라는 전제하에 물질의 봉건사회를 맞이하게 된다. 신분은 폐지되어 평등하지만 갖은자와 못갖은자의 격차가 생겼고 학식이나 가지고 있는 능력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 능력이라는 것을 누구나 발전 시킬 수 있는 사회를 맞이해야하는 타이밍이 아닐까?

나는 이 책을 절대적으로 잘못샀다. 일본전산(日本産) 이 日本電算 인줄 알았던 것이다. IT 업계의 세계적인 대기업은 아닐지라도 우리나라의 NHN 처럼 일본에서 알려진 IT 회사인줄 알고 구입했다. 하지만 뜻밖에 일본전산은 소형 모터 제조회사였고 책 초반을 읽을 때는 그저 시간 때우기용이었다. 하지만 책에 소개되어지는 일화를 읽다가 눈물을 흘리기를 여러번 하였다
'아~ 이런 회사가 있구나'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받았던 설움이 갑자기 복받쳤던 것일까? 고정관념처럼 자리잡은 '회사' 또는 '직장' 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른 일본전산의 환경을 보면서 끓어 오르는 감정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일본전산의 기업모토는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한다' 이다. 생각하면 바로 실행하고 성공할 때 까지 몰두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패란 없다. 그들에게는 진행중이거나 성공한 케이스가 있을 뿐이다. 일본전산의 CEO 인 나가모리 시게노부는 사원을 뽑을 때 능력보다는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았다. 경험에서 오는 그런 류(?)의 인간상을 가진 신입사원을 뽑고 그들을 가르치고 그들과 같이 일하고 다 같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나가면서 회사를 키워왔다. 그 어떤 분야보다 치열한 일본 내에서의 소형 모터 부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하루 16시간 일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노력하였다

'하면 된다' 는 결과론적인 이야기이다. '해 보니까 되더라, 그러니 너도 해봐라' 라는 막연한 결과에 대한 동경일 뿐이다. 하지만 '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한다' 는 미래지향적인 계획이며 다짐이다. '하면 된다' 가 아니라 '할 수 있다' 를 알려주는 회사. 그런 할 수 있다는 실제적 결과를 체험할 수 있는 회사. 그것이 일본전산이다

독특한 일본의 경영방식이라면 미라이 공업의 CEO 야마다 아키오의 유토피아 경영을 빼놓을 수 없다. 미라이 공업과 일본전산. 어떻게 보면 비슷하지만 어떻게 보면 정반대의 기업문화이다. 미라이 공업은 편안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발전해나가는 타입이라면 일본전산은 위에서 누르는 육중한 강압에 의해 성과를 내는 타입이라고 볼 수 있다. 강압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물리적인 폭력도 아니고 직장의 생존을 건 압력도 아니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의지가 될 수 있는건 CEO의 확고한 의식이 이끌어주는 회사 문화와 나 혼자가 아니라 회사 전체(같은 부서)가 같이 고민하여 준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회사 환경일 것이다

누구나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주어진 사명을 다하는게 목표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것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서 진행하고 일을 완성하는 단계까지 의지가 되고 조언을 해줄 선배들이 있는 회사
회사에 의지하기 보다 내가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할까 생각하게 만드는 경영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주는 러더쉽과 회사 문화

어쩌면 이런 것이 앞으로 다가올 22세기의 진정한 기업문화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Posted by pearl짓거리전문